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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왜 교회사를 공부하나요

왜 교회사를 공부하나요?

이 질문은 조금 과장해서 제가 요즘 매일 같이 하고 있는 질문입니다. 제가 공부하는 분야는 어떤 면에서는 교회사(Church History)라기보다는 기독교 신학 사상을 역사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Historical Theology)에 가까운 편이지만 넓게 보면 교회사 분야에 속하긴 합니다.

“이거 공부해서 교회에 (또는 나에게) 유익이 되겠어?”라는 질문은 사실 다음과 같은 질문들과 연결됩니다.

“하나님을 잘 알려면 성경을 공부해야지. (성경신학)”

“우리가 살아가는 시급한 문제들을 다루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조직신학)”

“실천적이고 실용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공부를 하는게 낫지 않을까? (실천신학)”

“쓸데없이 공부하지 말고 전도하고 사역에 집중하는게 유익하지 않겠니? (복음사역)”

… 사실 써놓고 보니 마지막 질문이 제일 찔리네요. 그렇지만, 스스로 저에게 조심스럽게 이렇게 변호해봅니다. “교회사를 공부하는 것이 이 모든 질문들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유익을 줄 수 있어”라고 말이죠. 음, 정말입니다. 적어도 조금은요.

why

로버트 F. 레아는 <Why Church History Matters(교회사가 중요한 이유)>라는 책에서 교회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합니다. 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 신학교들에서 교회사 관련 분야에 대한 수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작다고 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성경신학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지적하는데, 저는 제가 졸업한 한국의 신학대학원에서 비슷한 추세를 경험했기에 어느 정도 공감이 되었습니다. 물론 성경신학은 중요하지만요!

레아는 신학생들 뿐 아니라 교회에서 일반적으로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교회사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것을 우려하는데, 이런 현상에는 종교개혁과 개신교의 사상에서 성경과 전통은 절대 양립할 수 없는 것만으로 오해하는 것이 하나의 원인이라는 것도 지적합니다. 성경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 교회사에 대한 관심을 저해하는 이유가 된다는 것이죠. 물론 이게 다일 수는 없겠습니다.

아무튼,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레이는 교회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는데요. 그것들은 위에 제가 적어놓은 질문들에 어느 정도 대답을 해줍니다. (참고로 레이는 제가 위에서 말한 교회사와 역사신학을 굳이 분류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첫째, 그는 교회사를 아는 것이 성경과 신학을 바라보는 중요한 렌즈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는 어느 정도 당연한 것이, 기독교의 역사 속에서 반복된 수많은 주장들, 이단들은 나름의 성경 해석을 근거로 신학을 구축하기 때문에, 성경과 신학을 이해하는 틀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둘째, 그는 교회사를 모른다면 우리는 현대인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요구”들에 함몰되어 “진짜로 필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직면하는 문제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긴 하지만, 교회사는 우리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해준다는 것이죠.

셋째, 그는 교회사를 아는 것이 실제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삶과 사역에 유익한 적용점들을 제공해준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의 책에서 실제로 그것이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를 보여주려고 합니다.

아직 제가 이 책을 다 읽지는 못해서, 다 읽은 후에 리뷰를 따로 작성해보겠지만, 저에게 인상 깊었던 것 중의 하나는 저자가 교회사를 공부하는 것을 이전 시대의 성도들과의 “교제”로 묘사한 것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들뿐만이 아니라, 교회사를 통해 먼저 이 땅을 살아간 이들과의 교제를 한다는 것이죠.

이것은 그리스도의 교회가 갖는 중요한 특징인 ‘보편교회/공교회성’ (Catholicity)과 연결됩니다. 우리가 사도신경에서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을 고백하는 것은 바로 이 개념과 연결되는데요. 하나님의 백성, 성도들은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그리스도의 하나의 몸, 하나의 교회에 속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개념입니다. 그렇기에 교회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교회의 공교회성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양한 시대를 살아간 그리스도인들로부터 배우고 도움을 받을 부분이 있습니다. 그들과 우리는 한몸의 지체이니까요.

고민도 되고, 공부하기도 좀 지루해하다가 (할건 많지만) 발견한 책인데 관심있는 주제라서 그런지 술술 넘어가고 있습니다. 틈틈히 보고 나중에 시간날 때 좀 더 이 책을 소개하고, 받은 인상들을 나눠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Over de auteur

재국

디자이너를 꿈꾸던 공대생 출신 신학도. 『신앙탐구노트 누리』의 저자이며 초보 아빠이기도 하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교회사를 공부 중이다.

Comments 4

  1. 교회사 관련 타 도서에서 저도 비스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 이전 시대의 성도들과의 “교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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