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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중헌디? – 사사기 3:18-26을 중심으로

본문의 핵심점(PIVOTAL POINT)은 무엇일까? 강영안 교수에 따르면, 우리가 텍스트를 읽는다는 것은 몸과 마음이 함께 연동하는 과정입니다(강영안, 『읽는다는 것』, 98.). 기능적인 측면으로는 눈이 텍스트를 판독합니다. 의미론적인 측면에서는 마음이 그 텍스트를 해석합니다. 더 나아가, 이렇게 판독과 해석을 거친 텍스트는 우리의 삶에 현상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게 몸과 마음과 그리고 삶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바로 ‘읽기’입니다. 읽기를 마친 저는 언제나 같은 문제를 직면합니다. “뭣이 중헌디?” 이는 성경 텍스트를 읽을 때, 언제나 저를 괴롭혔던 문제입니다. 눈이 텍스트를 판독하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미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텍스트가 나에게 말하고자 하는 핵심점 (pivotal point)이 무엇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뭣이 중헌디?”는 비단 저만의 고민은 아닐 겁니다. …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우리더러 살라고 명령하신 하나님 청파교회를 담임하시는 김기석 목사님은 어느 설교에서 단어 ‘생명’의 뜻을 이렇게 설명하셨어요. 生 살 생 命 명령 명 “생명은 살라는 명령이다.” 즉, 하나님은 당신에게 살도록 명령하셨어요. 그럼, 그저 잘 먹고 잘 살면 될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더러 살라하신 명령에는 뭔가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예수님은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셨지요 (마 4:4, 현대인). 여기서 빵은 물론 진짜 빵일 겁니다. 허나, 동시에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가령, 음식은 물론이고, 당신이 입는 옷, 살고 있는 집, 벌고 쓰는 돈, 들고 있는 스마트폰까지 모두 이 빵 안에 포함됩니다. 예수님이 언급하신 제유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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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역사신학?: 다양성과 공교회성

개혁 신학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교회사를 공부하거나 역사신학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가 존경하는 위대한 어떤 신학자들의 사상을 탐구하고, 그것이 옳으니 우리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물론 이렇게 하는 것도 중요하고 유익도 있겠지만 그것으로 그친다면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통찰을 얻는 것에 있어서 한계에 부딪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부분에 있어서 비판하는 목소리를 듣게 되기도 합니다. 역사 속에서 기독교의 교리들 그리고 주요한 사상들을 어떻게 논의했고 구체화하고 선언했는지 살펴보면 살펴보면 그 안에 풍부한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주신 ‘열쇠의 권세’ (교회의 사역과 관련된 중요한 권세들)가 누구에게 일차적으로 주어졌는지에 대해서 17세기 청교도들 사이에서도, 심지어 그 중에서 장로교파 사람들 …

거짓말? 왜 라합은 되고, 난 안돼?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 감독의 영화 <바스터스: 거친 녀석들>의 첫 장면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대인 사냥꾼’으로 불린 한스 란다 대령은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한 농가를 찾습니다. 이미 란다는 여기에 유대인 가족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눈치입니다. 우유 한 잔을 얻어 마신 한스 란다는 파이프에 불을 붙이며, 집 주인 라파디뜨를 협박합니다. 내용은 분명 협박인데, 란다의 어조가 너무 태연해서 더 무섭게 느껴집니다. “국가의 적을 숨겨 주고 있죠?” “… 네.” “이 마룻바닥 밑에 숨겨놓고 있죠?” “… 네.” “위치를 손으로 가리켜요.” 위치를 가리키는 라파디뜨의 눈에서 눈물이 흐릅니다. “동요가 없는걸 봐선, 모두 영어를 못하나 보군.” 영어로 대화했던 란다는 천연덕스럽게 다시 불어로 말합니다. …

그리스도, 우리의 생명

가끔은 서평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어떤 책은 서평을 쓰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가끔 로마서를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말씀을 설명하고 풀어내고 설교하는 것이 오히려 본문의 의미를 잘 살리지 못하니, 그냥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로마서에 비한다는 것이 다소 과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읽고 그와 비슷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읽는 것 자체는 그리 시간이 많이 들지 않았으나 서평을 쓰는 일은 꽤 많은 시간과 고민이 들었습니다. 서평에 별도의 제목을 달 필요가 없는 책입니다. 책 제목 그대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생명입니다. 그 사실을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성실하게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그로 인하여 우리가 살았고, 그로 인하여 살고 …

[세월호 참사 2주기] 캔버스에 내린 희망과 회복

시간이 지나도 잊히면 안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진짜배기는 세월호 2주기를 맞아 피해자와 유가족을 다시 한 번 기억하자는 취지로 작은 온라인 그림전과 인터뷰, 글 등을 기획했습니다. 우리 젊은 신앙인들의 작은 정성들이 고통당하는 이웃에게 작은 위로라도 되기를 바랍니다. 그 첫 번째로, 브살렐(송미현) 작가의 그림 세 장과 글을 띄웁니다.   1) 슬픔을 감싸안는 빛 유가족 분들의 숨결과 애통이 느껴지는 『금요일엔 돌아오렴』(창비)를 읽으며 느낀 감정을 담은 그림.그 슬픔을 눈물 자욱 실루엣에 담고, 그분들을 감싸주는 빛을 표현했습니다. 하나님의 위로하심이, 많은 이들의 공감하는 마음으로,그분들에게 닿길 소망하며. 덧. 『광장의 교회』(새물결플러스) 표지에 쓰인 그림.    2) 회복의 장소, 광장 세월호의 기억을 늘 간직해주고 있는 곳, 광화문 광장. 『광장의 교회』를 작업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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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과 정치: Part 1. 성경이 이야기하는 정치

정치?! 에 대해 이야기하기 앞서 구체적으로 그리스도인과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과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정치’는 무엇일까요? 사실 정치라는 주제 자체가 이런 짧은 글로 다루기엔 거대한 주제입니다. 하지만 더 큰 개념에 대한 규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공통의 합의를 갖고 있어야 논의를 이어나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큰 이견 없이 단어를 정의내릴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 국어사전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정치라는 단어의 뜻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정치 政治 명사 :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