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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역사신학?: 다양성과 공교회성

개혁 신학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교회사를 공부하거나 역사신학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가 존경하는 위대한 어떤 신학자들의 사상을 탐구하고, 그것이 옳으니 우리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물론 이렇게 하는 것도 중요하고 유익도 있겠지만 그것으로 그친다면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통찰을 얻는 것에 있어서 한계에 부딪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부분에 있어서 비판하는 목소리를 듣게 되기도 합니다. 역사 속에서 기독교의 교리들 그리고 주요한 사상들을 어떻게 논의했고 구체화하고 선언했는지 살펴보면 살펴보면 그 안에 풍부한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주신 ‘열쇠의 권세’ (교회의 사역과 관련된 중요한 권세들)가 누구에게 일차적으로 주어졌는지에 대해서 17세기 청교도들 사이에서도, 심지어 그 중에서 장로교파 사람들 …

거짓말? 왜 라합은 되고, 난 안돼?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 감독의 영화 <바스터스: 거친 녀석들>의 첫 장면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대인 사냥꾼’으로 불린 한스 란다 대령은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한 농가를 찾습니다. 이미 란다는 여기에 유대인 가족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눈치입니다. 우유 한 잔을 얻어 마신 한스 란다는 파이프에 불을 붙이며, 집 주인 라파디뜨를 협박합니다. 내용은 분명 협박인데, 란다의 어조가 너무 태연해서 더 무섭게 느껴집니다. “국가의 적을 숨겨 주고 있죠?” “… 네.” “이 마룻바닥 밑에 숨겨놓고 있죠?” “… 네.” “위치를 손으로 가리켜요.” 위치를 가리키는 라파디뜨의 눈에서 눈물이 흐릅니다. “동요가 없는걸 봐선, 모두 영어를 못하나 보군.” 영어로 대화했던 란다는 천연덕스럽게 다시 불어로 말합니다. …

그리스도, 우리의 생명

가끔은 서평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어떤 책은 서평을 쓰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가끔 로마서를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말씀을 설명하고 풀어내고 설교하는 것이 오히려 본문의 의미를 잘 살리지 못하니, 그냥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로마서에 비한다는 것이 다소 과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읽고 그와 비슷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읽는 것 자체는 그리 시간이 많이 들지 않았으나 서평을 쓰는 일은 꽤 많은 시간과 고민이 들었습니다. 서평에 별도의 제목을 달 필요가 없는 책입니다. 책 제목 그대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생명입니다. 그 사실을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성실하게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그로 인하여 우리가 살았고, 그로 인하여 살고 …

[세월호 참사 2주기] 캔버스에 내린 희망과 회복

시간이 지나도 잊히면 안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진짜배기는 세월호 2주기를 맞아 피해자와 유가족을 다시 한 번 기억하자는 취지로 작은 온라인 그림전과 인터뷰, 글 등을 기획했습니다. 우리 젊은 신앙인들의 작은 정성들이 고통당하는 이웃에게 작은 위로라도 되기를 바랍니다. 그 첫 번째로, 브살렐(송미현) 작가의 그림 세 장과 글을 띄웁니다.   1) 슬픔을 감싸안는 빛 유가족 분들의 숨결과 애통이 느껴지는 『금요일엔 돌아오렴』(창비)를 읽으며 느낀 감정을 담은 그림.그 슬픔을 눈물 자욱 실루엣에 담고, 그분들을 감싸주는 빛을 표현했습니다. 하나님의 위로하심이, 많은 이들의 공감하는 마음으로,그분들에게 닿길 소망하며. 덧. 『광장의 교회』(새물결플러스) 표지에 쓰인 그림.    2) 회복의 장소, 광장 세월호의 기억을 늘 간직해주고 있는 곳, 광화문 광장. 『광장의 교회』를 작업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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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과 정치: Part 1. 성경이 이야기하는 정치

정치?! 에 대해 이야기하기 앞서 구체적으로 그리스도인과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과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정치’는 무엇일까요? 사실 정치라는 주제 자체가 이런 짧은 글로 다루기엔 거대한 주제입니다. 하지만 더 큰 개념에 대한 규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공통의 합의를 갖고 있어야 논의를 이어나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큰 이견 없이 단어를 정의내릴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 국어사전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정치라는 단어의 뜻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정치 政治 명사 :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

그리스도인과 정치: Intro. 책임있는 삶을 위하여

1.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 이 땅과 저 하늘 참된 그리스도인은 하늘을 소망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원한 생명을 얻었기 때문에 삶의 목적을 단순한 이 땅의 성취가 아니라 영원한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하는 것에 두며 사는 사람이지요.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삶은 영원을 향해 이 땅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땅에서의 삶이 영원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믿으면서 말입니다. 그렇기에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이 땅에서의 삶은 절대로 쉽게 간과되거나 과소평가될 수 없는 중요한 것입니다. 현대를,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현실은 무시해서는 안 되는 ‘실재’입니다. 아니 오히려 무시할 수 없는 것에 가깝습니다. 현실은 거대하고 그 거대한 구조 안에서 ‘정신’을 바싹 차리지 않으면 휩쓸리고 …

선하신 하나님, 그 거룩하신 이름을 향한 교회의 고백과 찬송

이 책의 5장을 읽고나서(물론 결론이 있지만) 마음이 시원해졌습니다. 마치 웅장하고 긴 교향곡을 완주하여 들은 듯 했습니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교향곡을 다 듣기 위해서는 연주하는 자들만이 아니라 듣는 자들에게도 상당한 수고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단은 꽤 긴 시간을 앉아서 들어야 하고, 중간 중간 난해하고 어려운 부분에서는 잘 견뎌내야 합니다. 그러나 일단 다 듣고 나서의 감동과 기쁨은 중간에 들인 수고와는 비교할 수 없을 큽니다. 이 책의 5장을 읽고 나서의 제 기분이 그랬습니다. 마음의 시원함. 두꺼운 신학책이나 청교도의 고전을 다 읽었을 때의 그런 시원함과도 비슷했습니다. 서평을 쓰려고 하지만, 아마도 이 글은 서평 보다는 ‘독서 감상문’이 될 듯 합니다. 책을 평하기 보다는 이 책을 통해 받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