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서: 개인 번역 1-4장

아래는 구약성경의 아가서를 편안하게 읽게 하기 위한 새로운 번역입니다. 사실 아가서는 구약성경에서 가장 알려지지 않은 성경이며,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과 목회자들이 이 책을 오직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관계를 묘사하는 내용일 것이라는 ‘막연한 풍유적 상상’만으로 읽기를 대충 때워버리는 책입니다.

또한 이 책을 읽기 힘들게 하는 가장 커다란 난관은 개역개정 성경만으로는 말하는 화자가 누구인지(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탁월한 강해설교로 유명한 목사님 조차도 남녀를 거꾸로 이해해서 해석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는 책이지요. 따라서 아래 번역은 히브리어 단어들의 성과 수를 바탕으로 화자가 누구인지를 명시하였습니다. 만일 소그룹 모임이 있다면 여성과 남성이 돌아가면서 맡은 부분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히브리 운문 본연의 맛을 살리게 하기 위해 연과 행을 구분하였습니다.

BHS(히브리어 성경, Biblia Hebraica Stuttgartensia)를 판본으로 삼아 번역했으나, 몇 몇 부분은 LXX(헬라어 구약성경 – 70인역)과 Vulgate(라틴어 성경)를 참조하였습니다. 또한 공동번역, 현대인의성경, 우리말성경, 가톨릭성경, ESV, NASB, RSV, NIV, TNIV, Message역을 참조하였습니다. 특히 고(故) 최민순 신부의 개인 번역은 커다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가급적 직역을 추구했으나, 몇 몇 부분은 시적인 효과를 위하여 의역했습니다. 일단 1-4장을 올린 후에, 다음에 5-8장을 올려드리겠습니다.

당연하게도, 아래 번역이 기존의 번역을 대체할 수 없으며 더 낫지도 않습니다. 본문을 연구하시는 경우에는 개역개정을 사용하시고, 이 번역은 참조용으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강해설교를 위하여 사역을 하시는 분들을 돕고자, 미주로 제 개인적인 사본비평을 달아놓았습니다. 바라기는, 거룩한 하나님의 말씀인 아가서를 이해하기 위해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장

1 솔로몬의[1]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2] 

(여자)

2 그 입술로 내 입술에 키스해 줘요.

당신의 사랑은[3] 내게 정말 포도주보다 좋은걸요.

3 당신의 흐르는 기름은 너무 향기로와요.

당신의 이름은 ‘투락의[4] 향유’ 같구요.

그러니 처녀들이 당신을 사랑하지요.

4a 나를 당신께로 이끌어줘요. 우리 같이 달려가요.

왕께서 나를 그의 방으로 데려가려네요.

(여성 코러스)

4b 우리가 당신을 기뻐하며 즐거워해요

당신의 사랑은 포도주보다 더 좋은걸요.

그들도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걸요.

 (여자)

5 나는 까맣지만 사랑스럽단다.

오 예루살렘의 딸들이여.

나는 ‘게달’의 장막과 같고, ‘솔로몬’의 휘장과 같아.

6 내가 까맣다고 나를 째려보지[5] 말거라

그저 햇볕에 쬐어 그을렸을 뿐이야.

내 어머니의 아들들이 내게 화를 내며 나를 포도원지기로 삼았거든

그래서 내 자신의 포도원은 지키지 못했지

7 내게 말해줘요 내 사랑.

어디서 당신이 양무리들을 먹이는지

어디서 당신은 정오에 양무리들을 쉬게 하는지

당신 친구들의 양무리 곁에서

왜 나는 얼굴을 가린 자처럼[6] 있어야 하는지.

(남자)

8 그대가 정말 모르겠다면

오 여인들 중 가장 어여쁜 그대여

양무리들의 발자취를 따라오구려.

그리고 목동들의 거처 부근에서

그대의 염소 새끼들을 먹이도록 해요.

9 내 사랑, 그대는 파라오의 병거의 준마에 비할 수 있소.

10 땋은 머리털에 살짝 가린 당신의 두 뺨과

구슬 목걸이를 한 그 목이 너무도 곱소.

(남성 코러스)

11 금 귀걸이를 그대를 위해 만들겠나이다

은으로 장식된 귀걸이를 그대를 위해 만들겠나이다

(여자)

12 왕이 그의 침상에 앉았을 때에[7]

나의 나아드향 기름이 향을 토해냅니다.

13 내 사랑하는 이는 내게 몰약 주머니이며

그것은 내 가슴 사이에서 밤을 새는군요.

14 내 사랑하는 분은 내게 ‘고벨’ 꽃송이이며

그것은 엔게디 포도원 안에 있군요.

(남자)

15 아 내 사랑, 당신은 어여쁘고 어여쁘오.

당신의 두 눈은 비둘기 같구려.

(여자)

16 아 내 사랑하는 분이여 당신은 너무나 잘 생겼습니다.

너무 멋져요.

(남자와 여자)

17 우리의 침상은 푸르며

우리 집 들보는 백향목이고

우리의 서까래는 잣나무로군요.

 

2장

(여자)

1 나는 샤론의 수선화

골짜기의 나리꽃이에요.

(남자)

2 여자들 중 내 사랑은

가시덤불 가운데 나리꽃이요.

(여자)

3 남자들 중 내 사랑은

숲의 나무들 가운데 사과나무에요.

나는 그 그늘에 앉아있는 것이 너무 기쁘고

그 열매는 내 혀에 달콤해요.

4 그이가 나를 포도주의 집으로 이끌었어요.

내 위에 있는 그이의 깃발은 사랑이었지요.

5 건포도로 나를 기운나게 해주고

사과로 나를 회복시켜 줘요.

나 사랑 때문에 병들었거든요.

6 그이는 왼팔로 내 머리를 베게해주고

오른손으로 나를 안아주네요..

7 오 예루살렘의 딸들이여! 노루와 들의 사슴으로[8]

그대들을 맹세하게 할지니

사랑이 원할 때까지[9] 깨우거나 자극하지 말아요.

8 내 사랑의 음성이로구나!

보라 그가 오는구나.

산을 뛰어넘고 언덕을 넘어 오네

9 내 사랑은 노루와도 같고

어린 사슴과도 같네.

봐봐. 그이가 우리 담 뒤에 서

창문을 통해 쳐다보고 창살을 통해 몰래 엿보는구나.

10a 내 사랑, 그이가 내게 대답하여 말하는구나

(남자)

10b “일어나요, 내 사랑, 내 비둘기여[10]

내 아름다운 이여, 함께 가요.”

11 보오, 겨울이 정말 지나가고.

비도 완전히 그쳤네.

12 꽃들이 땅에 만발하고

노래하는 계절이 왔소.

멧비둘기 지저귀는 소리가

우리의 대지에 울려 퍼지는구려.

13 무화과나무가 풋열매를 내고

포도나무의 꽃봉오리가 향기를 토하는구려.

“일어나요, 내 사랑.

내 아름다운 이여, 함께 가요.”

14 오 내 비둘기여,

바위 산 틈 낭떠러지의 은밀한 곳에 있는 이여

내게 얼굴을 좀 보여주오.

내게 그대 목소리 좀 듣게 해주오.

그대 음성 정말 감미롭고

그대 모습 아리따워요.

(남자와 여자)

15 우리를 위해 여우를 잡아주세요

포도원을 망치는 그 작은 여우들을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어나려 하니까요.

(여자)

16 내 사랑하는 이는 나의 것, 나도 그이의 것이네

그이가 나리꽃 가운데서 양무리를 먹이누나.

17 날 저물고 땅거미가 지기 전에[11]

내 사랑하는 이여

노루처럼 사슴 새끼처럼

‘베델’ 산 위로 돌아오셔요.

 

3장

(여자)

1 밤마다[12] 침상에서 내 사랑하는 이 찾았건만

찾아도 그이를 볼 수 없었어요.

2 일어나 성 안을 찾아 헤메일 거에요.

시장과 거리를

내 진정 사랑하는 그이를 찾아 헤메일 거에요.

나는 그이를 찾았지만 만날 수 없었거든요.

3 성 안의 순찰자들, 파수꾼들이 나와 마주쳤어요.

“혹시 내 진정 사랑하는 그이를 보셨나요?”

4 내가 그들을 지나친지 얼마 안 되어

내 진정 사랑하는 그이를 만났어요.

나는 그이를 붙잡고 놓지 않았어요.

그이를 내 어머니 집으로, 나를 잉태한 이의 방으로 데려갔지요.

5 오 예루살렘의 딸들이여! 노루와 들의 사슴으로

그대들을 맹세하게 할지니

사랑이 원할 때까지 깨우거나 자극하지 말아요.

6 연기 기둥같이 광야로부터 오는 것이 무엇인가요?

몰약과 유향과 더불어

상인들의 최고의 향품으로 더불어 오는 것이 무엇인가요?

7 보오. 솔로몬의 가마로군요!

이스라엘 최고의 용사들인

60명의 용사들이 호위하고 오는군요!

8 그들 모두 칼을 잡은 자들

전쟁의 전문가들이지요.

밤에 위험이 있을까 하여

모두 허리에 칼을 차고 있지요.

9 가마는 솔로몬 왕께서

친히 레바논의 나무로 만든 것.

10 그 기둥은 은으로, 그 바닥은 금으로,

그 방석은 자색 깔개로군요!

그 안은 예루살렘 딸들의 사랑이 수 놓였어요.

11 시온의 딸들이여 어서 나와요!

어머니가 씌운 면류관을 쓴

왕 솔로몬을 보세요!

이는 그이가 결혼하는 날이며,

그이 마음이 설레는 날이로군요!

 

4장

(남자)

1 오 내 사랑, 그대는 아름답소..

오, 그대는 정말 아름답소.

너울 너머 비친 당신의 눈은 비둘기 같고

당신의 머리는 길르앗 산기슭에서

뛰어 내려가는[13] 염소 떼 같아요.

2 그대 쪽 고른 이는 물웅덩이에서 나오는

털 깎인 암양 무리 같아요.

모두 쌍둥이를 밴 것처럼 꼭 같아

빠진 것 하나 없네요.

3 그대의 두 입술, 홍색 실과 같아

그대의 입이 아름다워요.

너울 너머 비친

그대 뺨은[14] 쪼개 놓은 석류 한쪽 같아요.

4 그대의 목덜미는 마름돌로 지어진

다윗의 망대 같아.

용사들의 방패 천 개를

걸어놓은 것 같아요.

5 그대의 두 가슴은 백합화 사이에서 풀 뜯는

두 어린 사슴,

쌍둥이 암노루 같아.

6 날이 저물고

그림자가 달아나기 전에

난 반드시 몰약 산으로

유향 언덕으로 가겠소.

7 내 사랑, 그대의 모든 부분이 아름답고

아무런 흠이 없구려.

8 내 신부여, 나와 함께 갑시다.[15]

레바논 산에서, 레바논 산에서 나오세요.

아마나 산 꼭대기에서,

스닐과 헤르몬 꼭대기에서 내려오세요.

사자들의 서식지와

표범들의 산에서 내려오세요.

9 신부여, 내 누이여, 그대가 내 마음을 빼앗는구려.

그대 눈빛으로 한 번만 나를 쳐다보았는데도 내 마음은 빼앗겼습니다.

그대 목걸이의 구슬 한 꿰미로 내 마음은 빼앗겼습니다.

10 신부여, 내 누이여! 그대 사랑[16]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대 사랑 포도주보다 더 낫고

그대 향기 어떤 향수보다 낫구려.

11 신부여, 그대 입술은 연유가 떨어지고

그대 혀 아래에 젖과 꿀이 흐르는구려.

그대 옷 향기는

레바논 산의 향취와 같구려.

12 신부, 내 누이는 잠근 동산이요

덮은 우물이고

봉한 샘이로구나.

13 그대의 물댄 동산은 과수원이며

거기서 석류나무와 각족 탐스러운 열매들과

고벨화와 나도초

14 나아드와 샤프란, 창포와 계피

각종 향기나는 나무, 몰약과 침향

그리고 모든 향기나무로 가득하구려.

15 거기엔 동산의 샘물과

레바논으로부터 흐르는

생수의 우물이 퐁퐁 솟아오르는구려.

(여자)

16 하늬바람아 깨어라! 마파람아, 오라!

내 동산으로 들어와 그의 향이 흩퍼지게 해다오.

내 사랑하는 그이로 하여금 동산에 들어오게 해다오.

<

p style=”padding-left: 60px;”>그이가 여기서 그 아름다운 실과를 먹게 해다오.

 

각주


  1. ‘솔로몬의’라고 번역한 ‘לִשְׁלֹמֹֽה는 ‘솔로몬의’라는 의미뿐 아니라 ‘솔로몬에 관한’이라는 의미도 가질 수 있다 (longman). 필자는 본서의 저자를 솔로몬으로 보기에, ‘솔로몬의’가 합당한 번역이라고 여겼다.  ↩

  2. ‘아가’라고 번역한 ‘שִׁ֥יר הַשִּׁירִ֖ים은 ‘노래들 중의 노래’라고 직역할 수 있다. 이는 히브리어에서 최상급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볼 수 있기에, ‘가장 좋은’으로 번역할 수 있다(Garett). 필자는 이를 의역하여 ‘가장 아름다운’으로 번역했다. 그리고 아가(雅歌)라는 번역은 ‘속가(俗歌)’와는 반대되는 거룩한 노래라는 의미로 지은 말이기 때문에 원문의 원의미가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김구원., p. 27을 보라.  ↩

  3. MT를 따랐다. LXX는 당신의 ‘가슴’(μαστοί)으로 읽는다. 불가타도 마찬가지.  ↩

  4. 개역에 ‘쏟은’으로 번역한 ‘תּוּרַ֣ק’(투락)을 고유명사로 이해하고 번역했다. 이는 아마 향수 제작으로 유명한 어떤 마을을 지칭할 것이다. 물론 이것을 רק의 호팔 미완료형으로 볼 수도 있다.  ↩

  5. תִּרְא֙וּנִי֙을 ‘두려워하지 말라’로 해석할 수도 있다.  ↩

  6. 문자적으로는 그냥 ‘자신을 덮는 여자’로 해석할 수 있다. LXX는 περιβαλλομένη로 번역하는데, 나중에 ‘창녀’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과한 해석이다.  ↩

  7. עד־שׁהמלך은 문자적으로 ‘~동안’ 혹은 ‘~때에’로 해석해야 한다.  ↩

  8. LXX는 ‘들의 힘과 능력으로’라고 해석한다(ἐν ταῖς δυνάμεσιν καὶ ἐν ταῖς ἰσχύσεσιν τοῦ ἀγροῦ)  ↩

  9. Vg는 ‘사랑 받은’으로 해석한다.  ↩

  10. LXX는 ‘내 비둘기여’라는 말을 추가한다(περιστερά μου). 14절과의 대구를 고려하여 LXX를 따랐다.  ↩

  11. 문자적으로는 ‘그림자들이 도망가다’이다(וְנָ֖סוּ). LXX도 κινηθῶσιν으로 ‘움직이다’라는 뜻이다.  ↩

  12. 문자적으로는 ‘밤들’이다(MT).  ↩

  13. שֶׁגָּלְשׁ֖וּ 는 ‘앉다’가 아닌 ‘뛰어 내려가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

  14. LXX와 Vg.를 따른 번역이다. MT에는 ‘당신의 관자놀이’로 되어 있다.  ↩

  15. MT를 따랐다. MT는 ‘אִתִּ֤י’(함께)이지만, LXX는 ‘δεῦρο’(오라)로 읽는다.  ↩

  16. 역시 MT를 따른다. LXX는 ‘당신의 가슴’으로 읽는다. 미주 4를 보라.  ↩

Over de auteur

정규

진짜배기 잉여 필자. 다른 필진들과는 다르게 공식적인 '저자'다. 담임 목회자이자 두 딸의 아버지. 잉여롭고 싶은데 찾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 ㅠㅠ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