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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주석 리뷰

저는 개척한지 4년 되는 작은 지역교회를 섬기는 설교자이며, 주로 교인들에게 강해설교를 합니다. 개척 초기에 무엇을 설교할까 고민하다가 요한복음을 선택했지요. 그래서 2011년 9월 4일부터 시작해서 2015년 2월 22일까지, 만 3년 5개월 18일 동안 127회에 걸쳐 요한복음을 설교했습니다. 설교는 힘들고 어려웠지만 설교준비는 항상 즐거웠는데, 쉽고 은혜롭지만 치밀하고 방대하게 펼쳐지는 요한복음의 신학적 깊이에 늘 감동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하게도 주석을 많이 사서 읽었는데, 모든 주석들은 다 각자의 특징이 있었고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현재 제가 가지고 있는 주석들은 책과 로고스의 전자파일을 합하여 약 50여권 정도입니다. 물론 그 중에서 진지하게 읽은 책들은 20권(17권+3명의 설교들) 정도이며, 이 리뷰에서는 그 20권 정도의 주석 및 설교들을 간략하게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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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엄중한 심판 – 세월호 1주년에 즈음하여

세월호 참사 1주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진짜배기 필진들은 우리의 신학이 세상의 고통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도 없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고통스럽지만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각 필진이 시리즈로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그 중 첫 번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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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을 양산한 ‘교회’는 정당한가? -교회를 떠나 가나안으로 간 당신에게

저는 지난번 글이 이렇게까지 반응을 얻게 될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지난 몇 주간은 제 글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응원과 비판을 분에 넘치도록 들었어야 했습니다. 초기 며칠은 제 본분에 충실하기 어려울 정도였지요. 제 몸글과 페이스북의 댓글, 공유한 글의 댓글에 수도 없이 많은 반응이 달렸는데, 이는 제가 모든 댓글에 성실한 답변을 하기에 벅찰 정도였습니다. 뒤늦게 저는 비로소 ‘가나안 현상’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주제였음을, 그리고 생각한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직하게 고백하자면, 지난 글은 사안이 이 정도로 중요한 일이었음을 인지하지 못한 채 쓴 글이고, 그로 말미암아 상처받은 분들이 많이 계셨음을 압니다. 이 지면을 빌려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

메시지 – 의역, 강해, 주석의 경계를 넘나드는 성경 옆의 성경

찰스 스윈돌은 신약성경 전권의 주석인 “Swindoll’s New Testament Insights” 시리즈의 서문에서 자신이 45년 동안 성경을 주석하고 선포하는 일에 ‘중독되었다’(addicted)고 고백합니다. 물론 45년의 시간의 십분지 일밖에 안 되는 시간을 성경연구에 헌신했지만, 저 역시도 감히 스윈돌의 고백과 같이 성경을 주석하고 선포하는데 중독되었다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성경을 한 절씩 읽고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제 인생 최고의 쾌락입니다. 저는 신학교에서 성경의 원문(히브리어, 헬라어, 아람어)을 엄밀하게 읽고 문맥과 구조, 단어의 의미를 상세하게 살피는 기술-주경(Exegesis)-을 훈련받았습니다. 이 작업이 요구하는 것은 원문에 근거한, 최고 수준의 꼼꼼함과 엄밀성이기 때문에 주경학자는 심지어 한국교회 전체가 승인하여 쓰는 개역개정 성경의 번역까지도 가혹하게 비평하게 되지요(제가 늘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러한 작업이 일상화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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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성도의 신앙은 정당한가? – 양희송의 ‘가나안 성도 교회밖 신앙’을 읽고

 이 글은 크리스천투데이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책 소개 제가 알기로, 국내에서 가나안 성도(‘안 나가’를 뒤집어서 만든 조어로써, ‘교회에 나가지 않는 그리스도인’을 의미한다.)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이 책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본서는 청어람 아카데미의 양희송 대표가 쓴, 과감하고 강력한 ‘시각’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제가 ‘시각’을 담은 책이라고 말한 이유는, 이 책은 화두의 제시와 분석은 있지만 대안은 제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저 그 현상(가나안 성도 100만 현상)과 가나안 성도들에 대한 양대표 자신의 ‘시각’만 존재합니다. 물론 재미있게도(그리고 어이없게도), 책 내용은 전혀 가나안 교회 현상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뒤표지의 추천인 두 분은 이 책이 ‘대안을 만들어’가며 ‘대안에 깊이 동감한다’고 말하긴 했지만요. 책의 내용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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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7장의 ‘나’는 누구인가 – 1 해석의 역사

  로마서 7:13-25에서 묘사되는 ‘나’는 교회 역사상 오랫동안 신학적 논쟁의 주제였습니다. 이 ‘나’는 육신에 속하여 죄 아래 팔렸고(14절), 원하는 것(선)은 행하지 않고 도리어 미워하는 것(죄)을 행하며(15절), 선한 것이 거하지 아니하지만(18절), 선을 원하고(18절),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며(22절), 죄 때문에 곤고해하며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는 자입니다(24-25절). 논쟁점은, 이 ‘나’가 신자인가 불신자인가에 있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역사상 대단히 오랫동안 논쟁의 주제였고, 아직도 어느 한 의견이 압도적으로 옳다는 증거를 보여 주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미결의 문제이긴 하지만, 이 문제를 미결 상태로 만족할 사람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무(Douglas Moo)가 말하듯 “바울이 이 본문에서 묘사하는 정신적 투쟁을 벌이는 사람을 누구로 보느냐가 여러 신학적이고 실제적인 문제들에 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