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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도읍(都邑), 「실로」

  I. 옛 도읍(都邑)을 향하여   천도(遷都). 그것은 한 나라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절체절명의 사건입니다.    요즘 잘 나가는 드라마 「정도전」을 보면 공감하시겠지만,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건국되었을 때 조선은 고려의 수도(首都)였던 개경에서 한양으로 수도를 옮겼는데, 그 이유는 개경에 이성계를 반대하는 전통세력의 기반이 강하게 남아있었고 또 풍수지리설에 따라 이제 개경의  지덕(地德)이 쇠하여 새 왕조의 수도로 삼기에는 불길하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사사전편찬회, 『한국고중세사사전』, (가람기획, 2007)]   그러므로 천도는 이전의 시대가 종식되었고 새로운 시대가 이르렀다는 것을 말해주며, 또한 남겨진 혹은 버려진 옛 수도는  천도의 이유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사람들에게 남겨줄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왔을 초기부터 왕국 시대 이전까지 이스라엘의 수도 역할을 한 곳은 다름 아닌 …

찬송과 묵상: ‘자, 힘써 일하라, 힘쓰라, 지치도록’ by 호라티우스 보나르

  1. 자, 힘써 일하라, 힘쓰라, 지치도록, 네 기쁨은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것; 이것이 주인께서 가신 길이니, 종이 그 뒤를 밟지 않을쏘냐? 2. 자, 힘써 일하라: 이것은 허무한 일이 아니니;너의 땅 위에서의 잃음은 하늘에서의 얻음이라; 사람이 네게 주의를 기울이거나, 너를 사랑하거나, 너를 찬양하지 않더라도; 주께서 칭찬하신다; 대체 사람이 무엇이냐? 3. 자, 힘써 일하라: 네 손이 약하고, 네 무릎이 힘을 잃고, 네 영이 낙심한다; 하지만 흔들리지 말라; 네가 찾는 상 – 하나님 나라와 왕관이 가까이 왔으니. 4. 자, 힘써 일하라 아직 낮일 동안에는: 이 세상의 어두운 밤이 속히 오고 있으니; 빠르게, 빠르게 너는 일하라; 나태함을 멀리 던지라; 그런 식으로 승리한 영혼은 없으니. …

신학교에서 퍼즐 맞추기

이 글은 신학의 큰 4가지 분과의 개략적인 소개와 그것들을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찬양에 대한 소고

  내용을 담고있지 않은 형식이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음악의 형식/장르 자체가 표현하려는 메시지와 상반된 형태로 드러나는 찬양은 전 좀 그렇습니다. 마치 반어법처럼 느껴지니까요.   요즘 이슈가 되는 “트로트 ccm/찬양” 영상에 대한 비판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이런 비판이 찬양함에 있어서 다양성과 풍성함과 자유에 대한 폭력으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그리고 이건 포스트모던 시대에서 당연한 반응인거 같아요). 그런데 이에 대해서 이분들에게 그것을 비판하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주지 못하면, 진짜 그냥 편견이자 폭력일 뿐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개혁주의는 답변을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개혁주의는, 그런 설명이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적인 강요가 아니라요. 다만 전 음악에 대해 참 무지하고, 신학도 아직 입문 단계에 있는 사람이라, 보다 전문적이고 근거 있고 …

단상: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

  이건 무슨 외모지상주의적인 소리냐고 생각될 법한 제목입니다만, 이거 책 이름입니다. 미레유 길리아노란 분이 쓴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물푸레, 2005)는 책이에요. 아, 전 요즘 다이어트 아닌 다이어트 중입니다만, 이건 그것과 상관없이 예전에 저에게 충격을 주었던 내용이었습니다. 자취 10년의 경력을 갖고는 있는 저는 대략 자취생활 4-5년차 쯤에 학교 도서관을 거닐다(?)가 눈에 띄는 책을 발견하는데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제목이 흥미로웠죠.  프랑스인으로서 학생 때 미국에 가서 살다가 프랑스로 다시 돌아온 이 책의 저자 미레유 길리아노란 여인은 미국에서 주체할 수 없도록 찐 살을 뺄 수 없어 고민하는데, 프랑스 식사법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만나서 다시 원상태를 회복합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프랑스 여자가 살찌지 않는 핵심을 제시합니다. 왜 미국 사람들은 살이 잘 붙는데, 프랑스 …

헛된 쾌락중독증

  1.   SBS에서 ‘최후의 제국’이라는 이름의 4부작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었습니다.   제 1부에서, 솔로몬 제도의 ‘아누타 섬’이라는 곳이 등장합니다. 문명의 손이 거의 닿지 않는 곳으로 쉽게 접근조차 어려운 그 곳에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제작진들은 거기서 거의 한달(정확하진 않지만) 정도를 머물다가 떠나게 되면서 작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섬의 원주민들이 정말 긴 시간 동안 통곡을 하면서 작별을 슬퍼했다는 것입니다. 나중에는 덤덤하던 제작진들도 흐느끼는 장면이 나옵니다. 오래 함께한 가족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모두가 함께 세상이 떠나갈 듯이 우는 모습은, 사실 요즘 세상에서는 보기 힘듭니다.   2.    호이징가의 ‘중세의 가을’을 보면, 놀랄만한 장면이 나옵니다. 단지 다른 나라의 사신이 와서 엄숙하게 의례적 문서를 읽었을 뿐인데 사람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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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확신에 관하여

  *이 글은 코넬리스 프롱크의 저서 『No Other Foundation than Jesus Christ』의 일부에 대한 리뷰임을 밝힙니다.   “구원의 확신(Assurance of Salvation)”은 상당히 논란이 되어왔던 주제 중의 하나입니다. 어떤 이들은 구원의 확신을 갖는 것은 구원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필수적/필연적인 것이라고 말합니다. 반대로 또 다른 이들은 구원의 확신이란 개인이 가질 수도 없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것은 신앙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입니다. 어떤 사람은 구원의 확신이 없으므로 자신은 구원 받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며, 또 어떤 사람은 믿음이 진실된 것이 아님에도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다가 비참한 결말을 맞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넬리스 프롱크 목사님은 자신의 책 『No Other Found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