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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뿌리내리는 정통주의 신학

책에 대한 리뷰를 올리는 것도 오랜만이네요. 짧게나마 근황을 올리자면 저는 에딘버러 대학에서 역사 속의 신학(Theology in History) 과정을 마치고 교회사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시작했습니다. 함께 진짜배기를 운영하는 필진 ‘영광’ (호칭 생략합니다)은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 중이고, 또 다른 필진 ‘정규’는 나머지 필진 못지 않게 사역과 다른 활동들로 바쁜 상태입니다. 다들 바쁘네요. 유일하게 꾸준하게 활동하는 필진(또는 작가) ‘미현’만이 요즘 분투 중입니다. 그래서 최근 글 목록이 너무 한 명의 포스팅으로만 가득차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가, 오랜만에 한글책(!!)을 읽을 수 있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책을 소개해봅니다. 권경철, 『뿌리내리는 정통주의 신학』, 도서출판 다함, 2018, 263쪽, 13,000원. 책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먼저 출판사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16세기 종교개혁자들에 …

아우구스티누스: 회심의 재해석

기독교에 적대적이던 사람이 놀라운 사건을 겪고 자신을 희생하기까지 하는 헌신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나요?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사도행전에 나오는 사도 바울의 회심입니다. 그 외에도 극적인 회심 이야기는 많이 있습니다. 노예 상인이었던 존 뉴턴의 회심과 그가 지은 찬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Amazing grace)도 유명하고, 순회 설교자에게 돌을 던지려고 부흥집회에 갔다가 회심하게 된 불량배 이야기도 있습니다. 혹시 이런 회심 이야기가 부러우신 분들이 계신가요? 예를 들어 소위 모태신앙(부모님이 그리스도인이셔서 자연스럽게 교회를 다닌 사람들)인 사람들의 불평을 들어보면 이런 회심에 대한 부러움이 섞여있곤 합니다. “아, 나도 저렇게 극적으로 은혜를 받아서 회심하게 되면 저렇게 열렬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텐데…”라고 말이죠. 네, 이건 다른 사람이 …

그림으로 보는 스코틀랜드 종교개혁 배경 이야기

에딘버러에 있는 스코틀랜드 내셔널 포트릿 갤러리(National Portrait Gallery)에서 종교개혁과 관련된 전시가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언제 한번 가봐야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개학을 한 주 앞두고 들릴 기회가 생겼습니다. 종교개혁 말고도 다양한 주제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내부가 멋스럽게 장식되어 있네요. 영국이 이런 것들은 참 잘 꾸미는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난지 얼마 안 되어서 아직 트리 장식이 놓여있네요. 제가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는 이렇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그 중 종교개혁에서 혁명까지를 다루는 첫 번째 전시를 소개해보겠습니다. 아쉽게도 종교개혁가들의 초상화가 여기서 등장하진 않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아마 얼굴을 비추겠지만, 당시에는 이렇게 초상화를 그리는 것도 돈이 드는 일이다보니 지금까지 남아서 전시하는 작품들은 왕족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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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지른 그 책들: 에딘버러 대학 도서관 전시회 탐방기

학기가 끝나고 도서관에 빌렸던 책을 반납하러 간 김에, 중앙 도서관에서 열고 있는 전시전을 방문했습니다. 성탄절이 얼마 남지 않아서 슬슬 사람이 없더군요. 한국의 대학들도 그런 편이지만 에딘버러 대학도 중앙 도서관 외에 다른 도서관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 중에 신학부가 위치한 뉴칼리지 도서관에 스페셜 콜렉션으로 보관되어 있는 책들 중 일부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서 중앙도서관에 전시되었습니다. 그리 많은 책들이 전시된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온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학생들이 갈 일이 별로 없는 6층이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중앙도서관 1층만 봐도 종교개혁자들의 초상화들이 걸려있지만 사람들은 그리 관심이 없긴 합니다. 이렇게 말이죠. 도서관에 들어서면 이분들이 왼쪽 구석에 트리 …

종교개혁 전야: 공의회주의 이야기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전에도 교회에서 개혁을 외치고 노력한 이들이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이 위클리프나 얀 후스 같은 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개혁을 추구한 이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들이 ‘공의회주의자들(conciliarists)’입니다. 조금 생소한 명칭인가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온 교회를 대표하는 이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결정을 내리는 보편공의회를 통해서 교회의 개혁을 추구하려고 했던 이들입니다. 대표적인 보편공의회가 바로 니케아 공의회입니다. 교회 내에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후스와 위클리프 말고도 15세기 초의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중세 시대를 거쳐 교황의 권력이 점점 막강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신비한 몸인 교회가 세상과 구별된 기구라기 보다는 정치적인 기구로 여겨지면서 여러 문제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