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에 있어서 음악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는 역사적으로 보아도 언제든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EDM(Electronic dance music)이 이슈가 되어서 찬반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지금 한국 교회의 상황을 비추어봤을 때 지금 EDM이 문제냐’라는 말에 동감합니다. 말 그대로 지금은 더 시급한 문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현재 교회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타락의 모습들을 생각했을 때, 지금 EDM 문제를 놓고 목숨 걸고 싸우는 것은 상당히 소모적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찬양의 대상이 하나님이시기에, 그리고 찬양이 우리의 신앙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마냥 가볍게 다룰 문제는 또한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찬성측이든 반대측이든 서로의 입장을 납득하지 않은 상태로 자신들의 생각을 …
과학과 인간관(1): 기독교와 과학은 왜 충돌하는가?
진화론을 주제로 하는 EBS 다큐프라임이 제작한 『신과 다윈의 시대』를 보셨나요? 책으로도 출판되었는데, 거기서 이런 말을 합니다. “과학은 자연계를 이해하는 믿을 만한 수단이고, 종교는 영적인 수단”이므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공존해야 한다고 말이죠.1 그런데 서로 다른 영역이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사실, 『신과 다윈의 시대』는 사실 종교와 과학이 부딪치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일단 그 프로그램에서 인터뷰한 학자들을 보더라도, 그들 중에는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지 않는 이들이 있으니 말입니다. 왜 서로 다른 영역이라고 말하는 종교와 과학이 부딪치는 것일까요? 대답은 간단합니다. 우리는 두 세계, 즉 종교의 세계와 과학의 세계를 구분해서 살아가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결국 하나의 실재로 다가옵니다. 이는 두 영역이 개념상 구분될 수는 있으나 절대로 완전히 독립적으로 …
생명 나무, 그리고 영생을 누리는 삶
생명 나무는 선악과보다는 덜 유명하지만 성경에서 신비하고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나무 중에 하나입니다. 이 생명 나무라는 단어는 창세기 2–3장에서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외에 구약에서는 오직 잠언에서만 등장하죠. 그리고 요한계시록에 가서야 다시금 나타납니다. 동산의 두 나무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셨을 때 에덴 동산을 만드시고 여러 종류의 열매 맺는 나무들을 만드셔서 아담과 하와가 먹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동산 중앙에 두 나무를 두셨는데 하나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요, 다른 하나는 생명 나무(עץ החיים)였습니다.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고 금지하셨지만, 하나님께서 원래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는 것을 금지하셨다는 말씀은 없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에 대해서 설명했었습니다만, 이 나무의 열매는 어떤 신비한 힘을 갖고 있는 …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
선악과에 대한 이야기는 기독교 신앙을 갖지 않는 사람들이라해도 대부분 들어봤을 내용입니다. 그리고 단골 손님 격으로 질문받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대체 왜 선악과를 만드신거야?”라고 말이죠. 하나님께서 선악과만 안 만드셨어도, 사람들이 타락할 일은 없었지 않았겠느냐라는 질문인거죠. 이러한 질문에 대한 전형적인 답 중의 하나는 “하나님은 사람을 기계적으로 행동하는 로봇으로 만들지 않으시고 자유의지를 주셨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잘못된 대답은 아니지만, 이 주제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논의를 넓히다보면 아담의 역사성 문제와 연관해서 이 나무가 실재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까지 나아가게 되겠지만, 거기까지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여기서는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사건으로서 이 주제를 다뤄보겠습니다(그리고 당연히 실재했다고 믿구요). 다양한 해석들 선악과라고 많이 말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
신간 둘러보기: 5월
짜잔-! 5월달에도 우리를 심쿵심쿵하게 하는 책들이 마구마구 나오고 있습니다. 가난한 전도사로서는 차마 다 살 엄두를 못 낼 정도로 많군요. 그래도 다 갖고는 싶… 코르넬리스 프롱크, 『예수 그리스도 외에 다른 터는 없네』 (임정민 역, 그책의사람들) 『도르트 신조 강해』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바가 있는 코르넬리스 프롱크 목사님의 저서입니다. “목회 역사 현대 신학 주제에 대한 27편의 소고”라는 부제가 잘 소개해주듯이 이 시대에 우리가 고민하면서도 굳건히 붙들어야 할 신앙의 핵심들을 잘 지적하고 있는 책입니다. 진짜배기 블로그에서는 과거에 이 책의 일부 내용을 소개해놓기도 했습니다(궁금하시면 클릭). 쉽고 명쾌하게 쓰여진 글입니다. 이안 머리의 추천글을 인용하겠습니다. 읽어보시고, 그리고 책을 사서 보시면… “지난 수십 년 동안 『메신저』의 편집자가 줄곧 …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과 그리스도의 성육신적 연합
토마스 아퀴나스는 13세기의 사람으로 중세 최고의 신학자를 꼽으라면 결코 빠뜨릴 수 없는 인물입니다. 그에 관한 간단한 약력이나 주요저서의 해제를 보고 싶다면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에서 올려놓은 자료를 참고하는 것도 추천할만 한 것 같습니다. “로마 가톨릭의 신학자의 견해를 우리가 굳이 알 필요가 있겠느냐?”라는 의문을 품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실 종교개혁을 따르는 개신교의 신학은 “가장 성경적인 신학”이어야 함과 동시에 “보편적인 신학”이어야 합니다. 보편적이어야 한다는 말은 그리스도의 교회는 “모두 보편교회의 전통, 곧, 우주적 교회로서 주요 교리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라는 말입니다. 이에 관하여는 R.C. 스프롤이 개혁주의 신학에 대해 강의한 것을 소개한 다음 글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보편교회의 신학에 대한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종교개혁자들은 자신들이 …
개혁주의신학연구소 세미나가 종강했습니다
전에 소개했던 「개혁주의신학연구소」의 세미나의 첫 학기가 5월 4일부로 종강까지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강의를 진행하신 한병수 교수님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실 정도로 생각보다 많은 수가 세미나에 끝까지 참석했습니다. 마지막까지 꾸준히 나오신 분들은 대략 3–40명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세미나는 『신학이란 무엇인가(신학서론)』와 『잔키우스 읽기』를 두 가지 섹션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잔키우스 읽기』를 통해서는 잔키우스의 생애와 그의 성령론, 신론, 창조론, 섭리론 등에 대해서 접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라틴어로 적힌 저술이기 때문에 쉽게 접할 수가 없던 잔키우스의 견해들을 살펴볼 수 있었고, 우리 신앙의 선배들이 얼마나 엄밀하게 신학을 탐구해왔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학이란 무엇인가(신학서론)』를 통해서는 특별히 우리가 신학을 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가장 중요한 토대가 …
사랑과 공의 – 세월호를 기억하며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기에 앞서 기도하게 됩니다.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공의와 사랑의 하나님, 이 땅에 당신의 공의와 사랑을 나타내소서.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는 눈을 주사 당신께 더 기도하게 하시고, 행할 것을 깨닫게 하소서. 죄송하다는 말도 먼저 해야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많은 분들, 학생들에게 미안합니다. 상식적이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지 못한 것은 대한민국의 성인으로서 저의 몫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세월호 유가족 및 실종자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것을 하지 못하여 드렸을 실망감과 분노에 죄송합니다. 여러분의 눈물에 위로가 되지 못하고, 외치는 소리에 힘을 실어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세월호 참사와 이후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충격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