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가 끝나고 도서관에 빌렸던 책을 반납하러 간 김에, 중앙 도서관에서 열고 있는 전시전을 방문했습니다. 성탄절이 얼마 남지 않아서 슬슬 사람이 없더군요. 한국의 대학들도 그런 편이지만 에딘버러 대학도 중앙 도서관 외에 다른 도서관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 중에 신학부가 위치한 뉴칼리지 도서관에 스페셜 콜렉션으로 보관되어 있는 책들 중 일부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서 중앙도서관에 전시되었습니다. 그리 많은 책들이 전시된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온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학생들이 갈 일이 별로 없는 6층이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중앙도서관 1층만 봐도 종교개혁자들의 초상화들이 걸려있지만 사람들은 그리 관심이 없긴 합니다. 이렇게 말이죠. 도서관에 들어서면 이분들이 왼쪽 구석에 트리 …
종교개혁 전야: 공의회주의 이야기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전에도 교회에서 개혁을 외치고 노력한 이들이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이 위클리프나 얀 후스 같은 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개혁을 추구한 이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들이 ‘공의회주의자들(conciliarists)’입니다. 조금 생소한 명칭인가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온 교회를 대표하는 이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결정을 내리는 보편공의회를 통해서 교회의 개혁을 추구하려고 했던 이들입니다. 대표적인 보편공의회가 바로 니케아 공의회입니다. 교회 내에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후스와 위클리프 말고도 15세기 초의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중세 시대를 거쳐 교황의 권력이 점점 막강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신비한 몸인 교회가 세상과 구별된 기구라기 보다는 정치적인 기구로 여겨지면서 여러 문제들이 …